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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우리 선희'

bamjon 0 9265 2013-09-24 11:48:24

 

영화공간 주안 5기 리뷰어 김지남 입니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아무래도 재미와 화려함을 추구하는 상업 영화를 주로 봐왔거든요.

 

 

대중성과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는 감독님 작품들은 그동안 접하기도 쉽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아서 

 제게 와닿는 느낌이 그리 크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우리 선희> 는 꼭 보고 싶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연 배우분들.

 정유미, 이선균, 김상중, 정재영, 예지원, 이민우.

 

 

배우분들만 보면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이분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더라구요.

 

 

 

 한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

세 남자중 어느 누구도 선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추측하고 그녀에 대해 아는 척 할 뿐이지요.

우리는 대부분 주변 사람들을 스스로 규정하고 판단합니다.

타인에 대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견일치를 보아도 그것이 타인에 대한 정확한 정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홍상수 감독님의 <우리선희>는 사람들의 이런 면을 과장되게 그린 작품입니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선희(정유미)는 유학을 가겠다며 추천서를 받기위해 학교로 교수님을 찾아갑니다.

학교에서 만난 선배 상우(이민우)를 만나고 교수님이 외국에 나가셨다는 말을 듣게 되지만 그 말이 농담임을 알고

상우에게 크게 화를 냅니다. 

 

 

 이민우씨는 카메오 같은 역할이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아주 잠깐 등장하시더라구요.

 

유학을 위한 추천서를 받기위해 교수 동현(김상중)을 찾아간 선희

동현 그런 선희를 보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먼저 배우라며 먼저 충고를 건넵니다.

하지만 오래 생각하고 말씀드리는 거라며 동현을 설득하고 

동현은 추천서에는 선희에 대해 자신이 보고 느낀 그대로 쓰겠다고 말을 합니다.

 

 

동현이 정의하는 선희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 영화에서는 선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나오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과 연락이 없었고, 술을 잘 마시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계획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영화속 세 남자나 관객이나 어느 누구도 선희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세 남자가 정의하는 선희를 보고 관객도 그렇게 그녀를 인식할 수 밖에 없는것이죠.

 

 

 

선희는 학교 근처 치킨집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전 남자친구인 문수(이선균)와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선희와의 추억을 담아 영화를 만들기도 했던 문수.

점점 술이 들어갈수록 자신에게 남아있던 선희에 대한 감정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넌 정말 예뻐"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넌 내 인생의 화두야" 라는 어찌보면 오글거리는 말을 하기도 하구요.

 

근데 전 이 대사가 기억에 남더라구요..

자신이 만든 영화에 선희와의 추억을 녹여넣을 정도라면 그정도는 되겠다 하고요..

 

 

문수는 선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터놓기 위해 재학(정재영)을 찾아갑니다.

아리랑이라는 술집에서 만난 문수에게 선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되고,

 

일단은 '끝까지 파 봐야 자신을 알 수 있다'는 문수를 향해 

'  '  .

 

영화의 대부분은 롱테이크 촬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번에10분은 기본인것 같았어요. 배우분들이 대사 외우고 연기하기 굉장히 힘드셨을텐데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배우분들 대사중에 줌인 줌아웃을 이용한 촬영은 참 낯설더라구요.

 

 

선희는 동현에게 추천서를 받고 그리 만족해하지 못합니다.

술자리를 함께하며 동현은 선희에게 남자로서의 감정을 느끼고 추천서를 다시 써주게 됩니다. 

 

여기서 선희가 계산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 일을 말하면서 동현에게 자신에 대한 감정을 혼란스럽게 하는 모습이 약간은 얄미웠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동현도 그걸 노리고 추천서를 그렇게 성의 없게 써준것일수도 있지만요..

 

 

 

동현은 재학을 만나 선희라고 밝히지는 않지만 그녀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 합니다.

그녀에 대해 내성적이고 용감하고 똑똑하지만 또라이같은 기질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구요.

 

우연히 선희를 만난 재학은 전날 동현에게 들었던 거의 그대로 선희를 묘사합니다. 

용감하고 똑똑하지만 또라이같은..

 

홍상수 감독님께서는

'충고란 것들이 하나의 기성 상품처럼 충고자들의 입 사이를 떠돌면서 사람들의 몸에 억지로 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셨어요.

감독님의 이런 생각이 이 장면에 반영된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창경궁에서 만난 세 남자.

선희는 떠나고 남은 세 남자는 선희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 내성적이고 용감하고 똑똑하지만 또라이 같다고 그녀를 설명하며

"사람들은 생각하는게 비슷하구나" 라고 단정짓게 되지요.

 

 다른 누군가를 잘 아는것처럼 말하며 그 사람에 대해 서로 의견이 같을수는 있지만 

상대방을 정확히 알 수도 정의 내릴 수도 없습니다.

 

 

<우리선희>를 보면서 생각해 봐야할 우리의 일상이 아닐까요? 

 

 

신(scene)이 넘어갈때마다 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최은진의 1집 <풍각쟁이 은진> 에 수록되어 있는 '고향' 이라는 노래 인데

'오빠는 풍각쟁이야'같은 30년대 음악듣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정재영씨가 등장할때마다 다른 영화 캐릭터인 동치성이 떠올라서 웃음이 났다는 ㅋㅋ

 

 

한가지 더, 영화에서 유독 치킨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특히 소주랑 먹는 치킨.

아마 영화 끝나고 치맥말고 치소ㅋㅋ 드시러 가시는 관객분들도 많으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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