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을 수 놓은 명사가 들려주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지난 9월 25일 수요일 남구청 대강당에서는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할 만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오페라 공연이 바로 그것이지요. 큰 무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공연을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다니 놀라운 사실인데요. 인음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오페라 갈라 콘서트입니다.
모차르트의 세계적인 오페라를 낯익은 지역의 명사가 줄거리를 들려주면서 진행하는 형식인데요.
이번 갈라 콘서트에 해설을 해 주실 분은 남구의 지역살림을 맡아 해주시는 살림꾼 구청장님 이십니다
. 와우! 구청장님께서 오페라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신다니 기대감이 만발하였지요.
남구청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관객들도 아마도 이 가을밤을 분위기 있게 보내고 싶어서 많이 관람하러 오신 것 같습니다.
가을만도 즐거운데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다니 이 가을 저녁을 멋지게 장식할 오페라의 이름이 궁금해지네요.
모차르트의 유명한 오페라 중의 하나인 그 이름은 “피가로의 결혼”입니다.
7세기 중엽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이발사를 하다가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 된 피가로와 백작의 시녀 수잔나의 결혼 이야기입니다. 백작은 부인에게는 애정이 식었고 시녀 수잔나를 짝사랑하여 밀회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수잔나와 피가로는 백작부인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여러 가지 술책을 써서, 백작의 바람기를 물리치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는 이야기이지요.
서곡의 울려 퍼지고 드디어 오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청장님이 나오셔서 멋지게 줄거리를 설명해 주시네요. 줄거리를 듣고 나니 공연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좁은 무대에도 불구하고 성악가들이 아름다운 음색은 공연장을 두둥실 떠다녔습니다.
연인 사이의 피가로와 수잔나의 듀엣곡이 나옵니다. 무지 아름답지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솜사탕보다 부드럽고 달콤합니다. 아 ~~~ 이 달콤함에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백작부인의 애처로은 노래 ‘사랑이여 내게 위안을 주소서“ 내게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주오. 내게 위안이 아니면 죽음을 주오. 라고 노래하는 백작부인의 절규에 가까운 노래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깊게 찌르고 달아났습니다. 아 사랑이 무엇이기에 이 여인은 이토록 괴로워하는 걸까요.
1994년 개봉된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도 삽입된 바 있는 백작부인과 수잔나의 듀엣곡 ’저녁 바람은 부드럽게‘라는 곡은 백작부인과 시녀 수잔나가 백작을 속이기 위해 계략을 짜면서 부르는 이중창 아리아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간수의 방에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실린 음반을 발견한 앤디는 문을 걸어 잠그고 음반을 틀어 교도서 전역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하는 데요. 이때 수용소 전체에 울려 퍼지는 이 곡에 수감자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허공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선율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그 순간을 앤디의 동료인 레드는 “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노1래가 아름다웠다고 이렇게 비천한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높고 먼 곳으로부터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우리가 갇혀 있는 삭막한 새장의 담벽을 무너뜨리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순간, 쇼생크에 있는 우리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라고 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을 그 암울하고 막막한 곳에서도 한줄기 빛 같은 찬란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전율케 하는 것 같습니다.
오페라를 공연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벽이 높기만 했던 오페라 공연을 우리 동네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가을 밤 우리 모두는 모차르트의 그 유명한 ‘피가로의 결혼’을 보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모두 그 어떤 화려한 무대의 공연장의 공연보다도 편안함 속에서 멋진 무대를 볼 수 있었으니까요.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이 남구에서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지친 일상 속에서 여유로운 문화생활로 새로운 활력소를 찾고 숨통이 확 트이는 신선한 공기도 마음껏 흡입 할 수 있게요~~~
“나 오페라 보는 여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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