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통돌이 (주안2동)
뭉치면 산다~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준 주안 2동 통장님들
무더위가 이미 시작된 7월 21일, 주안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통장님들과 학산 문화원 식구들이 만났다. 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주안 2동에서는 주민들의 참여가 원활하지 않았기에 통장님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저녁 7시, 주민 센터 지하 탁구 실에 모인 통장님들은 탁구대를 한 쪽을 밀어 공간을 만든 뒤 최승집 선생님과 ‘불림’, ‘빗사위’, ‘고개잡이’, ‘깨끼리’ 순으로 탈춤 양주별산대를 배우고 익혀갔다.
양주별산대 춤은 턱턱 끊어지는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하나하나의 동작을 멈춤과 동시에 정확하게 보여주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야하기 때문에 동작을 정확하게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 팀의 가장 막내인 20통 통장 남정희씨는 “난타, 에어로빅등 이것저것 배워보았는데요, 탈춤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어깨가 나도 모르게 들썩이고 춤을 추다보면 절로 흥이 나는데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싶어졌어요” 라며 탈춤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선생님과 통장님들은 탈춤을 배우는 중간에 마당극 주제를 정하기 위한 토론을 했다. 주안 2동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거론 되었다. 동네마다 가지고 있는 문젯거리중 하나인 쓰레기 무단 투기, 분리수거에 대한 주제로 마당극을 만들어 가기로 결정이 내려졌고 통장님들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작은 쓰레기 하나가 인간과 자연을 아프게 한다는 깊은 뜻을 품고 있는 내용은 주안 2동에서 실제 있었던 일로서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은행나무가 죽어가고 악취가 심해 오염된 환경 속에 있었던 동네를 통장님과 주민 여럿이 힘을 모아 쓰레기를 치우고 나무가 다시 살아나면서 환경이 좋아졌다고 한다. 재밌고 뜻있게 만들어진 ‘은행나무 통돌이’는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통장님들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각자의 개성대로 탈을 만들고 의상, 소품 모두를 직접 준비하면서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처음 배워보는 탈춤이 쉽지 않아 과연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직접 만든 이야기는 극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만들었고 실감나는 연기를 하게 했다.
18통 통장 이혜향씨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극으로 만들어 과장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의미있는거 같아요” 라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함께 만들어 공연한 것에 대한 보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시작할 때와는 달리 축제가 끝난 후 통장님들은 자신감은 공연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동네를 위한 봉사도 더욱 열심히 할 기세들이다. 마당극놀래가 마무리 되면서 통장님들도 같이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유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마당예술동아리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주안2동 통장님들은 인천대학교가 주관하는 인문주간 행사에 초청을 받아 11월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를 초석으로 주안 2동 공식 예술단으로 정식 명칭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동아리가 유지되길 바라는 통장님들의 바람대로 자체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고 더불어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시민기자 김본경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