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님이 나가신다 얼쑤~ (관교동)
8월21일 관교동 주민 센터 다목적실에 통장님들이 모였다. 마당극에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을 찾았으나 없었던 관계로 관교동 통장님들이 마당극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아리들보다 늦게 시작되는 수업이었다.
첫 수업이 시작된 목요일 오전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그러나 모이라는 통보를 받은 스물네 분의 통장님들은 모두 주민 센터에 모이셨다. 간단하게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사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하는 통장님들을 제외한 열여섯 분이 사물놀이를 배우기로 했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는 관계로 추가로 수업일 을 늘리려고 했으나 주민 센터 다목적실에는 다른 동아리 팀들의 일정이 있어 연습실을 빌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을 더 늘려 세 시간 수업을 하기로 했다. 세 시간 동안 앉아 반복 연습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통장님들은 준비해 오신 빵과 음료수를 나누어 먹으며 일주일에 한번씩 6번의 수업과 공연 전날 아침에 최종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사물놀이를 배워 본 네 분의 통장님들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북채, 장구채를 처음 잡아 보는 통장님들이기에 걱정도 많았고 자신감도 없었다. 점고, 일채, 이채, 인사 굿까지 두 번째 수업에 모든 진도가 다 나가고 이후에는 무한 반복 연습이 이어졌다.
순서 외우랴 상쇠소리(장단이 바뀌는 신호) 들으랴 정신없던 통장님들은 서로 장단을 맞추는 것도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이루지도 못한 채 덩덩거리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듣는 귀가 열렸는지 점차 서로의 장단을 맞추면서 즐기고 있는 여유로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9월 28일 일요일, 사물놀이패에 어울리는 의상을 갖춰 입고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른 통장님들은 신명나게 한판 잘 놀고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연습할 때 보다 무대에서 공연이 오히려 떨리지 않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통장님들은 서로 함께 여서 가능한 일이였다고 말한다.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무대를 만들었고, 앉아서 관람만 하던 축제가 아니었기에 감동의 도가니였다는 한결같은 평은 다음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의 참여가 있는 다른 동과 달리 통장들이 참여한다는 생각에 특색 있는 공연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는 관교동 동장님은 통장들 스스로 동기를 안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에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오랜만에 도심에서 보는 사물놀이가 정겨움을 안겨줬다며 통장님과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김명자 통장 회장은 매일 청소만하고 동원이나 하던 분들한테 이런 끼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스트레스도 풀리고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통장들을 보고 그동안 모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관심 있어 하는 주민들도 있고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통장들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보여 동아리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주민자치위원회에 건의를 한다는 뜻을 보이셨다.
관교동을 대표하는 풍물단을 공식 발족하기 위해서는 이름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관교동 풍물단이 기대된다.
김본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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