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은 결코 어수선하지 않았다.
도화2,3동 마당예술동아리 \'어수선\' 참여 후기
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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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6 11:35:26
2017년 9월 23일 토요일 수봉공원 야외무대.....
많은 관객들과 참여자들이 하나하나 수상의 기쁨을 즐기고 있고 우리 이름이 불리길 기대하며
마음 졸이고 있을 때 마지막으로 사회자의 ‘작품상-어수선: 도원결의’ 가 울려퍼지고 함성과 함께 우리는
무대위로 뛰어올라갔다. 그걸로 어수선 활동은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2018년 10월 13일 토요일 옛 시민회관 쉼터에서 또다시 ‘작품상-어수선: 환경계엄령 대변재앙’의
외침이 울려퍼졌다.
그렇게 우리 어수선은 학산마당극놀래에서 2년 연속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2년 연속 일어난 것에 대해 놀람과 환희를 감출수가 없었다.
2년전 도화 2,3동에서 마당극 단원을 모집한다는 말에 별기대 없이 ‘한번 해보지 뭐! 몇 달만 하면
끝날건데....’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하루 이틀 해 나간 것이 뭔지 모를 묘한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이어왔다.
몸이 힘들 땐 가기 싫은 날도 있었고 다른 사람이 빠지면 나도 빠질까 하면서도 발길은 커뮤니티센터로
가게되는 늪처럼 점점 빠져든거 같다.
〈어수선〉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나 분위기가 안정되지 못하여 불안하고 산란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도화 2,3동의 〈어수선〉은 ‘어질고 수려하며 선한 사람들의 모임’으로 원뜻과는 많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다.
학교의 학부모 관계로 만나 시작해서 신동아 주민인 왕언니들까지 모여 2년동안을 계속 팀을 유지해가고
있다는 건 어질고 선한 사람들이 아니면 못할 것이기에 이름 하나를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 가장 큰 역할을 하신 분들이 오지나 강사님, 유대리님, 마당지기 조현경씨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어수선〉의 사전적 의미를 충실히 따를 때도 인상한번 안 찌푸리시고 소통해 주시고
한창 연애할 시간에 아줌마들의 수다를 늦게까지 다 들어주시고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유대리님,
말 안듣는 동생들, 언니들을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모이게 만드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 마당지기 현경이
이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2018년의 해가 서서히 지고 2019년의 날이 점점 밝아오고 있다.
2019년 어느 선선한 가을 저녁을 상상해본다.
2019년 *월 *일 토요일 학산마당극 놀래 ‘작품상-어수선’ 이 또 한번 울려퍼지는
상상을.....
@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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