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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학산문화원 ‘지역문화예술의 공동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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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꿈꾸는 유랑단 출발!

sunny 0 7007 2013-11-27 22:12:24

여기저기서 ‘요즘 아이들 큰일’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툭 하면 이유 없이 짜증내고, 세상 무서운 것도 없고, 어른들 어려운 것도 모른다고요. 한 마디로 감당하기 힘들다는 얘기지요. 특히, 그나마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은 야단치면 알아듣는 척이라도 하는데 중학생은 정말 답이 없다고들 합니다.

 

사실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눈부터 치켜뜨는 아이들을 보면 어른들도 흠칫 놀랍니다. 때론 얼마나 차가운지 말 붙이기조차 어렵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18명이나 함께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학익동에 자리한 작은 도서관 ‘꿈꾸는 문고’입니다.

 

 

이곳에서는 지난 8월부터 남구학산문화원이 진행하고 있는 연극 동아리 수업이 한창입니다. 18명의 거침없는 중학생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은 달랑 한 분, 고기혁 선생님입니다. 진땀 좀 빼시겠다고요? 천만의 말씀~~. 어깨에 힘 빼고서도 어찌나 아이들을 능숙하게 다루시는지 보고만 있어도 참 흐뭇합니다.

 

 

 

자, 그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딩 아이들을 만나러 가실까요?

 

남구학산문화원은 ‘2013 학산동아리축제-학산마당극제’를 위해 남구 관내 구립 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6곳을 선정해 도서관마다 자체 연극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학나래 도서관을 비롯해 이랑 도서관, 제물포 도서관, 반딧불이 도서관, 꿈꾸는 문고, 도화 꿈꾸는 작은 도서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연극 연습이 한창이겠지요.

 

학익동에 자리한 작은 도서관인 ‘꿈꾸는 문고’ 역시 그 중 한 곳입니다. 특히, 이 곳은 다른 도서관과 달리 회원들이 전부 중학생인 탓에 그 어느 동아리보다 가장 핫하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웃음도 많고요.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 씩 모여 연극을 준비해왔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담을지 의견을 나누고 그 속에서 나온 얘기들로 대본도 직접 구성했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다 보니 학교생활 이야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제일 친근한 주제이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기도 하겠지요.

 

 

아이들이 정한 작품의 제목은 ‘꿈꾸는 유랑단’입니다. 방방곡곡을 유랑하며 이야기 놀이판을 벌이는 가상의 이야기지요. 놀이패가 학산 마을에 도착해 그 지역의 서당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지금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에 빗대어 구성했습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만큼 그 속에는 교사나 부모들이 뜨끔할 만한 이야기도 포함돼 있습니다.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저절로 엄마 미소가 나옵니다. 대중가요만 듣던 아이들이지만 선생님이 두드리는 장구 장단에 맞춰 추는 춤사위가 제법입니다. 익살스런 추임새도 잘 넣고요. 처음엔 팔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허둥대던 아이가 이제는 어깻짓도 구성지게 합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웅얼대던 아이도 어깨를 펴고 의연하게 대사를 칩니다. 계속된 반복 연습에 지치고 짜증날 법도 한데 그래도 기특할 만큼 잘 참고 성실하게 연습합니다.

 

 

물론 연습하다 얼굴을 붉힐 때도 있습니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하고,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큰 소리를 내기도 하지요. 몸이라도 부딪치면 으르렁 대며 도끼눈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런 다툼들이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이내 자기자리로 돌아가 다시 연습을 시작합니다.

 

 

 

바쁜 학교생활 속에서 제법 긴 시간 동안 준비한 아이들의 연극무대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설레고 떨리겠지만 그 동안 흘린 구슬땀이 헛되지 않도록 연습한 것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리 경연 및 마을 축제인 2013 학산동아리축제-학산마당극제 ‘마을,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는 오는 12월 14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학산소극장에서 열립니다. 6개 동아리가 꾸미는 색다른 무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사진 / 시민기자 장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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