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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학산문화원 ‘지역문화예술의 공동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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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남구문화예술협동조합 교육 프로그램 설명회 및 영화상영회

jiyeon 0 6481 2013-06-05 07:54:17

 

2013 남구문화예술협동조합 교육 프로그램 설명회 및 영화상영회

“위 캔 두 댓!(We can do that!)”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영화를 만나다.

 

 

5월의 마지막 주.
때 이른 여름이 온 것처럼, 때 이른 장마가 온 건지 비가 제법 내립니다.
'하필 오늘 같은 날 이렇게 비가 내리다니' 귀찮은 마음에 우산을 잡은 손 위로 중얼중얼 혼잣말도 해봅니다.
시간에 맞춰 도착해 보니 소극장 안은 제법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로비에는 손님들을 위한 간단한 다과도 보입니다.
영화 상영회가 시작되기 전 간단히 영화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는 리플렛을 읽어 봅니다.


  

[1981년 이탈리아에 설립된 논첼로(noncello) 협동조합의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 제작된 영화,
이 영화를 통해 협동조합 운동에 선구적인 사례를 주민과 공유하고
문화예술 협동조합의 이해를 돕고자 준비된 행사.]

협동조합! 간간히 들어본 느낌이지만 정확하게 무엇인지 잘 알 수 없고,
게다가 협동조합의 이해를 돕는 영화라니 작은 한숨이 쉬어졌습니다.
“위 캔 두 댓(we can do that)”이라는 제목의 조금은 낯선 영화.
기대반 걱정반 극장안이 어두워지길 기다립니다.

   

영화는 1980년대 이탈리아 밀라노를 배경으로 진행되어집니다.
1983년, 바자리아법에 의해 정신병원들이 폐쇄되면서
갈 곳을 잃은 환자들이 모여든 병원부속의 무늬만 ‘협동조합 180’ .
그곳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11명의 사람들은 보수를 받는 정상적인 일이 아닌
봉사의 개념으로 우표 붙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살아있는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 유령처럼 말과 행동이 느릿느릿 합니다.
정신질환을 위한 투여약 때문에 사고가 느려지고 신체능력이 저하되는 거지요.
그들은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인물들로 그려지고
사람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들은 정상이 아니다. 생각할 수 없고, 옳은 걸 판단할 수 없고, 의견을 낼 수 없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새로운 매니저인 넬로는 그런 그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써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재능을 발견해 줍니다.
그의 작은 행동과 사고가 그들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지요.

협동조합이라는 공간 안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비난하지 않고,
각각의 생각을 말하고 질문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하나의 조합으로써 조합원으로써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에서는 감동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렇게 정신장애인 열한명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남으로써
처음으로 보수를 받고 마루를 까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 일이 순탄하지 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갈등으로 인해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사업을 운영해가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인물들은 점점 움직임이 빨라지고 눈이 생기있게 변하고 슬픔과 기쁨의 표정을 보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내는 일에도 주저함이 없지요.
책임감을 배우고 동료애를 느끼고 사랑을 느낍니다.
그 작은 사회 안에서 그들은 민주주의를 배우고 권리와 의무 협동을 배웁니다.
그렇게 무늬만 조합인 곳이 아닌 진정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도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영화가 더 가치있게 느껴지지요.

이 조합은 실제 정신병원 환자들과 의사들이 1981년에 설립하였습니다.
현재 600명이 넘는 조합원이자 근로자들이 조합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최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써 협동조합 운동에 선구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위 캔 두 댓’은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과 사업 운영 방식,
조합원 간의 갈등 등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영화 자체는 협동조합에 관한 메세지가 정확하게 드러나 있고 아주 쉽게 전달되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실제로 법적으로 정신병원을 폐쇄했다는 것.
그들이 단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아닌 재능이 있고 감정이 있고 사랑을 느끼는 한 사람이고,
우리는 그러한 그들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보다 큰 메세지가 있는 작품이기에 더욱 느끼는 바가 많아지는 영화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극장에서 관람하기는 어려운 영화입니다.
아마도 저처럼 영화가 주는 이미지와 낯설음 때문에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관객이 많아서이겠지요.
하지만 영화의 입소문으로 실제로 많은 단체들이 공동체 상영으로
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고 하네요.
혹시라도 보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문득 여기서 협동조합이란 정확히 뭘 나타내는 말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협동조합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협동조합[cooperative , 協同組合]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농민이나 중•소 상공업자,
일반 소비대중들이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정신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물자 등의 구매•생산•판매•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단체(출처: 두산백과) 라고 쓰여 있습니다.

조금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농업 협동조합의 썬키스트, 제스프리, 축구 명문인 FC 바르셀로나,
스페인 기업 몬드라곤, 우리나라의 아이쿱, 한 살림, 두레 같은 생협을 협동조합으로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농업이나, 금융,노동력 을 위한 협동조합이 아닌 문화예술협동조합이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문화를 함께 나누고 만들고 구축하자는 것 아닐까요?

남구 학산 문화원은 이번 영화 상영회를 통해 협동조합의 의미에 대해 깨닫고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실질적인 '문화예술 협동조합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마을공동체 문화예술을 확산하는 문화예술 협동조합의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남구지역 문화예술가와 시민들이 만나, 스스로 공동체 문화예술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의 조합으로 문화예술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
문화예술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특화되 있는 부분이 아닌 누구나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상상만 해도 근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저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차근차근 만들어 나갈 수 있기에 더욱 기대되는 일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길. 그것이 진정한 문화예술협동조합의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극장에 조금 남은 빈자석이 유독 더 아쉬워 보입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함께 공유했으면 좋았을 바램 때문이겠지요.
우리가 더 많이 같은 꿈을 꾸었으면..하고 말입니다.
문화예술 협동조합이라는 것에 관심이 가고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듭니다.
과연 어떠한 길일지 궁금해집니다.
비 오는 저녁 극장으로 향했던 차가웠던 마음이 따뜻한 공기로 가득차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느덧 비가 그쳐있었습니다.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산을 잃어버려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가 더 안와서 다행이지요?

 

[남구학산문화원은 2013 특화형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 사업으로
다음달 14일부터 남구문화예술협동조합 교육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이번 교육은 협동조합의 기초적인 이해와 사례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지역공동체와 마당문화예술교육/협동조합과 도시/분야별 협동조합의 모델 찾기 실전 등 의
내용으로 진행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교육문의 및 신청은 032-866-3994
남구학산문화원
www.haksancultu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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