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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학산문화원 ‘지역문화예술의 공동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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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late

PoeticEdda 0 6491 2013-08-13 08:45:56

 

 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마지막 4중주(A Late Quartet) 입니다.

 이 영화를 보기로 했을 때 들었던 생각들이 있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캐스팅을 보니 배우들 연기는 정말 끝내주겠지?"

"귀가 심심하진 않겠지?"

"클래식?? 어려울려나?"



엔딩 크레딧이 내려갈 그 쯤!!

앞에 둘은 당연히 맞는 말이었고 제 걱정은 말도안되는 걱정이었어요~

사실 큰 기대없이 들어갔지만 나올 때는 올해 최고의 기적을 보고 나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직도 울렁울렁하는게 가시질 않네요.

 

그럼 먼저 그렇다면 캐스팅을 살펴보죠!!

 

 

먼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이미 할리우드의 최고의 조연배우이자 연기파 배우죠~

평론가들이 열광하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들에 무수히 출연하면서!(최근의 마스터까지!! 마스터재밌습니당 ㅎ)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죠!

영화 카포티를 기점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를 싹쓸이하면서 뭐 이제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배우입니다.

(더군다나 카포티에서 명연을 보여주었던 캐서린 키너도 이영화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물론 이번 마지막 4중주에서도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연기를 다시 보여준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캐서린 키너! 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카포티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봤던 '존 말코비치 되기'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죠!

참 명작을 볼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저 역할에 캐서린이 아니었다면 어쩔려고 했을까하는 생각이 영화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비올리스트이자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을요~ 스틸컷이지만 저 눈빛보세요!

 

 

그리고 마크 이바니어 입니다!!

다소 생소하시겠지만 이분은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가 선택한 남자!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자란 마크 이바니어는 서커스단의 곡예사로 활동하다가 이스라엘 최고의 연기 학교에서 정식 연기 수업을

받으며 연기 활동을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잔데요~ 연기학교 졸업 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눈에 띄어!! <쉰들러 리스트>에 전격 캐스팅 됩니다.

(더 대박인건 같이 본 관객분 중에 상당히 나이가 많으신 분이 계셨는데 이걸 알고서 보시더라구요!! 쉰들러 리스트에 나온 그 배우잖아~ 라며 역시 노력해야겠습니다ㅠ)

이후 에는 런던에서 극단 활동을하며 점차 이름을 알리고 이후에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터미널>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에 출연하며 여전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아직 영화를 안보셨다면 다른 배우들의 비해 무게감이 너무 떨어지는거 아냐!? 라는 의문이 들으셨겠지만 보시면 단 0.1mg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호흡을 보여줍니다.

“마크는 매우 진지하게 작품에 임해주었고 바이올린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특히 그는 예술가 가정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현악4중주단’의 고뇌와 갈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야론 질버만 감독

 

 

그.리.고. 크리스토퍼 월켄입니다.

영화내내 그 누구보다도 전 크리스토퍼의 연기가 너무너무 인상깊고 좋았어요.

웨딩크래셔나 펄프픽션에서 보여주었던 코믹연기나 대다수의 영화에 나왔떤 악역연기로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배우였는데

이번 작품에서 너무나도 뭉클한 순간을 자주 제공해주었습니다. 마지막 4중주에서 특히 월켄에게 굉장히 긴 다이얼로그들이 많았는데

그 때마다 몰입시키는 흡입력이 대단하더군요. 당분간 저한테 마지막 4중주는 월켄으로 월켄은 마지막 4중주로 기억될 것 같네요.

“크리스토퍼 월켄은 강한 카리스마의 대명사와도 같은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인 ‘피터’는 그의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사려 깊고 자상한 캐릭터이다. 그는 이제까지 맡아온 역할들과는 사뭇 다른 ‘피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는 마술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야론 질버만 감독




그렇다면 이 명배우들이 과연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이 영화는 현악 4중주단(Quartet) '푸가'의 단원들 이야기 입니다.

현악 4중주란 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4악기의 협연을 말하는 건데요

크리스토퍼 웰켄이 그들의 스승이자 리더인 첼리스트 '피터 미첼'을,

마크 이바니어가 오로지 음악에만 전념하는 냉철한 완벽주의자이자 제1 바이올린을 담당하는 '다니엘 러너'를,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제2 바이올린을 담당하는 '로버트'를,

캐설니 키너는 로버트의 부인이자 비올리스트인 '줄리엣 겔바트'를 연기합니다.

 

데뷔 25년차를 맞이하는 이 4중주단 푸가는 이미 수천회의 공연경험을 자랑하는 명성높은 4중주단입니다.

그렇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던 이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떨어지고 맙니다.

리더이자 첼리스트인 피터가 파킨슨병으로 인해 더이상 같이 연주하기 힘들어 지는거죠.

이에 피터는 은퇴를 선언해 버리고 새로운 첼리스트를 찾을 것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위기가 찾아오며  25년 동안  쌓였던 서로에 대한 감정이 폭발하며

모두에게 위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피터를 아버지처럼 생각하는 줄리엣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첼리스트가 바뀌면 더이상 제2 바이올린만 하지는 않겠다며 반기를 든 로버트

이 때문에 줄리엣과 로버트의 부부관계도 파국으로 향하며 갈등은 점점 깊어만 집니다.

 

 

피터는 이렇게 결성 25주년 공연을 본인의 은퇴 공연으로 하고 싶다며

마지막 연주곡을 그 어렵다는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을 해보자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의 모든 것은 이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곡은 베토벤 스스로가 선택한 본인의 현악 4중주 곡중 최고의 곡이자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1828년 10월 죽음을 앞둔 어느 날 이 곡을 듣고 너무나 감동하며 죽기 전까지 5일간 이 곡만 들었다고 하는

일화로도 유명한 곡입니다.

이 14번은 기존의 4악장의 형식에서 벚어난 7악장 형식의 곡이고 악장간의 연결성을 위해 쉬지않고 연주하게 되어있는 곡인데 영화 속에서 피터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은 던집니다.

 

 " 베토벤 현악 4 중주 14번은 총 7악장인데, 각 악장이 연결되어 있어 연주자들은 중간에 쉬어선 안 되지. 이렇게 쉼없이 오래 연주하면 각 악기들의 음률이 서로 어긋나게 돼.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 연주를 멈추어야 할까? 아니면 불협화음이 생겨도 필사적으로 서로에게 맞춰가야만 할까? "

 

굉장히 멋있지 않나요? 이 영화는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클래식? 고상한? 어려운 얘기?

이 영화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표현하는 도구가 음표와 악장과 악기와 음악일 뿐 인생, 사랑, 갈등, 인간 관계를 다루는 영화인거죠.

 결국 틀어져 버린, 영화적 표현으로는 '필연적으로' 음률이 서로 어긋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감독은 클래식이란 언어로 표현합니다.

너무나도 고개가 끄덕끄덕 되지 않나요? 인생은 필연적으로 어긋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에서, 그리고 그 답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해서.

 

P.S 클래식에 관하여.

영화를 보다가 예전에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광고인인 박웅현 CP의 강연에서의 말이 떠올르더군요.

"저는 요새도 비발디의 사계를 듣습니다. 치과를 갔다오는 길에 MP3로 듣는데 중간에 하나의 현이 너무 감동적이여서 하루 종일 듣고야 말았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고전과 클래식에서 영감을 얻는지 그토록 찬양하는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를 연주하는 데에도 어떻게 현(bow stroke)을 사용할 것인지 올릴 것인지 내릴 것인지 그 무수한 토론과 연구 속에서 연주가 탄생한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 다니엘은 제자의 연주를 채 마디도 다 듣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와요.

"너는 지금 베토벤을 연주할 준비가 안되어 있어" 라며 연주하기 전에 베토벤이 어떻게 만든 곡인지 그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라며 베토벤 평전을 던져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굉장히 맘에드는 씬이었어요!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이고 음악도 아는 만큼 들린다고 요새 고전과 클래식에 관심이 무궁무진한 저로써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베토벤 평전을 주문했답니다 하하.

 

야론 질버만 감독은 MIT 공대출신의 이색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는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어릴 때 친구가 카세트 테잎을 하나 줬는데, A면에는 재즈가, B면에는 현악4중주곡이 녹음돼있었다. 나는 B면에 담긴 현악4중주곡에 강하게 매료됐다.그 때부터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실내악을 늘 곁에 두고 있는데,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느끼곤 한다. 특히 베토벤의 현악4중주곡들은 매우 특별하다



이처럼 클래식 애호가였던 그는 복잡한 감정과 갈등을 다루는 영화를 구상하던 중 현악4중주단을 통해 이러한 주제를 풀어보기로 결심했다고 하네요.

어쩌면 감독의 클래식에 대한 높은 이해도 덕분에 편안하게 그리고 거부감없이 클래식이란 소재를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첫 작품부터 이렇게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넨 감독님의 다음 행보에도 무지무지무지 기대가 되네요.

 

정말 세련된 연출과 덜크덕 걸리는 부분 하나없는 각본,명품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더군다나 당연히도 영화내내 흐르는 귀가 호강하는 음악들은 덤입니다!

클래식 입문을 위한 길라잡이 같은 이 영화를 꼭꼭 보시길 바라며.

 아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감동스러운 순간이 있었는데요.

영화가 다 끝나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데 저와 같이 영화를 보았던 관객 삼십 여분 모두가 엔딩 크레딧 끝까지 보시며 마지막으로 나오는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을 끝까지 듣고 나가셨습니다. (ㅠㅠ)  모두 몰입이 쉽게 깨지지 않으셔서 눈물바다에 허우적 거리시더라구요. 그 어떤 영화에서도 이런 감동은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 내가 느낀걸 나 뿐만 아니라 같이 본 모든 사람들이 느꼈구나 하는 이 감동은 영화관에서 처음 받아본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이 덕분에 저는 영화를 본 그날이 하루종일 선물받은 기분이었답니다.

 

아 그리고 영화에 사용된 모든 곡은 브렌타노 현악 사중주단이 직접 연주한 곡이고 여기에 속해게신 세계적인 한국계 첼리스트이신 니나 리씨도 만나 보실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조 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또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공간주안에선 이런 멋진 작품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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