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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춤패, 푸르게 다 덮을 때까지

또 한번의 아름다운 몸짓을 준비하며

은경김 0 4205 2016-07-01 16:54:22
 
 

 

벌써 일 년이 지났다.

꼭 일 년 전 뜨거워지기 시작한 계절에 학산춤패는 시작되었고,

다시 계절을 돌아 두 번째 그 계절이 다시 찾아왔다.

봄부터 한걸음한걸음 발을 내디던 여린 담쟁이들이

길거리 붉은 담벼락을 따라 길게 팔을 뻗고,

무성한 잎사귀를 펼치듯

계절도, 마당극제도 무성한 그날을 그리며 이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 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던 중,

춤패 박혜경 선생님의 소개로 좋은 노래 하나를 접했다.

처음에 들으면 어째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가사가 전하는 메시지나 가락이 주는 감성은

미디어 축제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함, 단단함이 베어있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넘는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느낄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이 노래는 우리네 인생을 보여주는 듯하다.

세상사는 일이 누구에게나 녹녹치 않아 그래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다시 힘을 내어 제 몫의 삶을 살아내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마당극을 준비하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설레임 못지않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마 그 모든 의구심을 뒤로하고

무대에 올려졌던 많은 마당극들 또한 꿋꿋히 나아가던 또다른 담쟁이가 아니었을까.

 

 

 

그동안의 기본기를 다시 되돌아 보며 들었던 이 노래...

모든 춤패 단원의 만장일치로 이번 마당극제에 선보일 음악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얼마남지 않은 준비 기간 이 노래가 어떻게 작품이 되고,

어떤 무성한 잎사귀를 지니게 될지 벌써부터 모두가 설레이고 있다.

 

 

통신원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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