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속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 만으로도 작지만 큰 마을공동체가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24일 남구 쑥골도서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콩쥐팥쥐’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 한 가운데에는 조현경(45)씨가 얼굴에 큰 점을 붙이고 익살스러운 계모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남구학산문화원의 도화2·3동 마당예술동아리 ‘어수선’의 마당지기다. 어수선은 도화2·3동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연극 동아리다. 30대 주부부터 60대 할머니까지 다양하게 모였다. 30년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동아리 내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기만 하다.
본래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 위해 모인 동화구연 동아리 '동아둥아'가 그 시초로, 지난해부터 활동해오다가 올해는 회원들 중 일부가 남구학산문화원 지원을 받아 예술가와 함께 마을 이야기를 연극으로 창작해 마을에서 공연하고 있다.
"팀워크 만큼은 저희 동아리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1주일에 한번은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모두가 바쁘지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있어요" 동아리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연극, 동극 등의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작지만 마을 주민들끼리 화합하고 친목을 다지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서화초등학교 공연과 신동아한마음축제 무대에도 섰다. “요즘같이 행사가 많은 가을에는 공연 요청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무대에서 다른 공연의 대사와 헷갈린 적도 있을 정도에요"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동아리 회원 모두가 연극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과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고 연극 자체를 즐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 내공이 쌓여갔다. 이젠 회원들이 무대에서 너무 긴장을 안 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어수선은 다음달 쑥골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친다. 11월 16일에 열릴 학산소극장 동아리 발표 무대에도 선다. 그는 기회가 되면 큰 무대에도 서보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동네 주민들과 친해지려고 만든 동아리라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지금처럼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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