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7 학산 마당극 놀래 심사평
-학산마당극놀래2017 심사평 (장소익)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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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9:33:24
2017 학산 마당극 놀래 심사평
장소익
올해로 세 번째 심사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첫해는 좋은 작품이 마당(무대)이라는 조건이 따라주지 못함으로 인해 아쉬웠고,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둘째 해는 작품과 무대가 다 따라주지 못했었다면, 올해는 그 두 가지가 잘 결합됐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이고 집중할 수 있도록 무대(마당)를 구축한 것 - 물론 마당극의 원래의 의미를 따라간다면 저는 원형무대나 그와 유사한 형태, 그리고 객석과 무대의 넘나듬이 자유로운 형태이면 합니다만 - 과, 여기에 의미있는 작품들이 함께 한 것은 여느 해에 비해 재미있게 축제를 즐기고 심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일저일 치르다 원고 마감일에 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기억나는 것은 두 개의 대사입니다. 하나는 “대단 해 유”, 또 하나는 “뻥이야아”.
“대단 해 유”는 대단하지 않는 것들에 대단하다고 대사를 치는데 계속 그리고 곰곰이 따라가다보니 “대단해유”에 대해서 동의하게 됩니다. 우리 아랫것들의 삶이 대단할 게 뭐 있습니까? 유명하신 분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요. 그런데 “대단해유” “대단해유” 합니다. 처음에는 농담 같다가, 그 다음에는 풍자 같다가, 결국에는 진실을 향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대사였습니다.
두 번째로 “뻥이야”. 예상되는 대사가 예상한대로 나오는 것. 이것은 희극의 중요한 기술인 기계성의 특징입니다. 처음 이 대사를 대할 때, 갑자기 20- 30년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에는 대학, 노조, 사회단체 그리고 극단이나 놀이패에서 많이들 아주 다양한 공연들이 올려지고 실험되어졌습니다. “뻥이야”는 저를 그 당시로 돌아가게 해 준 것 같습니다. 감동이지요. “아 풍자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이 기법 또한 희극의 정통적인 기법이지만 우리는(저는) 잊고 있었습니다. 독재를 풍자한다고 했을 때 이만한 접근이 어디 있었을까요? 저의 목뒤를 써늘하게 한 대사였습니다.
“대단해유”와 “뻥이야”는 개인적으로는 저의 작업이 점점 고착화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고마운 작품입니다.
하나 더 기억에 선명한 것은 갈등해소의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갈등의 해결을 정 반 합으로 보곤 하는데 사실은 아닐 때가 많습니다. 합은 교과서에서는 답일지 모르지만 현실 삶에서는 거리가 멀 때가 많지요. 마당극 놀래에서 자주 등장하는 쓰레기 문제를 결론 내는 것을 보면 교과서에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우리동네가 달라졌어요’는 마을에서의 대립되는 상황에서 그것을 풀어가는 데 ‘꽃’이 나옵니다. 꽃은 정에 반의 해결책이 아닌 그 너머의 접근이지요. 인간이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을 말하지요. 저는 이 작품을 대하면서, “아! 우리 마을에서도 저렇게 하면 되겠다....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아 나는 왜 저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의 특이한 점은 공연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술은 자기 폭로의 과정이지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만남과 성찰 또는 치유의 과정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마당극 또는 공동체 마당극의 한줄기 방향으로 주목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객과의 구분이 사라지는 구조라면 확장 할 수 있는 영역이 엄청 많지 않을까요?
다음해에 좀더 나은 축제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의견을 내자면 극작으로의 가능성이 있는 작품들을 다듬어서 완성도 있는 작품 제작으로 이어가는 것을 어떨지 하는 것입니다. 어떤 부분은 좋지만 완성도에서는 미흡한 것들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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