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랑도서관 인형이랑, 도화1동 복짝복짝 평가서
-2018학산마당극놀래 강사평 (최금예)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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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6 16:35:40
평가서
마당예술강사 최금예(이랑도서관 인형이랑, 도화1동 복짝복짝)
이랑도서관 지역연계 인형극동아리 ‘인형이랑’ 과 도화1동 연극동아리 ‘복짝복짝’.
길에 걸린 동아리 모집 현수막에 이끌려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내어 자발적으로 참여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인형이랑’은 40~60대, ‘복짝복짝’은 30~70대로 세대의 폭이 크다. 두 동아리 모두 여성분들이다. 수업의 전반부는 낯설음에서 오는 긴장을 풀고 라포 형성을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자신의 기대치와 다르거나 다른 일정이 쑥 들어오면서 그만 두시는 분들이 생기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분들이 남는다.
두 동아리도 예외 없이 그 과정을 거쳤다. ‘복짝복짝’은 참여인원이 적은데다 세대 간 차가 너무 나서 합을 맞춰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에 수업 중반이 넘어가면서 젊은 참여자분이 수업을 그만두셨다. 수업의 참여자 간의 세대차가 너무 크지 않는 것도 중요하리라 본다. 세대차가 큰 경우에는 참여인원의 수가 많아 서로의 공감대를 같은 세대끼리 나누면서 다른 세대와의 합을 맞추면 낫지 않을까 싶다.
‘인형이랑’, ‘복짝복짝’과 공연으로 작업한 소재는 ‘집’이였다. 강사 본인이 재개발지역 인근에 살다보니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사라지는 동네, 집들을 보면서 ‘나에게 집이란 어떤 존재일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되었다. 사라져서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동네 그리고 집.
함께 작업하는 동아리 분들과 ‘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면 좋겠다 싶었다. 누구나 집에서 살아왔고 집에서 살고 있으니 물리적으로 쉽게 다가갈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참여자 분들과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한 장의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내 의식 속 자리 잡은 집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니 유년시절에 닿았다. 유년시절의 감각되어지는 소리, 냄새, 보여지는 것들이 ‘집’이라는 매개로 선명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형극 동아리 ‘인형이랑’은 유년시절 맛본, 햇살 아래 폭 파묻혀 단잠에 들고 싶은 요람 같은 평화 그리고 그리움의 ‘집’을 초점으로 인형극을 준비하였다. 참여자분들은 진솔하게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서로의 거리를 한층 가깝게 다가가게 하였다.
인형을 만들고 연습 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이야기 과정에서 다져놓은 힘으로 공연까지 갈 수 있었다.
‘복짝복짝’은 재개발로 인해 생을 다한 집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거리를 두고 ‘집’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집이 극의 주인공이면서 화자이다.
참여인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참여자분들이 중반 넘어 결합하면서 참여자, 강사 모두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즉흥작업이 재미있으면서도 공연할 작품이 완성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다행히 살아오신 구력과 참여자분들 간 믿음과 신뢰로 공연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다.
공연은 별 탈 없이 마쳤고 참여자 개개인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이 였다.
신명나게 줄을 엮고 춤을 추면서 무대 위에서의 긴장감을 풀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함께 준비한 인형극과 연극작업이 참여하신 분들의 지나온 삶을 반추하면서 현재 자신의 삶과 다가올 삶을 잠시나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였으면 좋겠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자신에게 어떤 공간인지 살피면서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음 좋겠다.
‘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 어떤 공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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