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요업을 추억하며..
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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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6 10:01:09
오래 전 십대 시절 신기촌에 살았던 적이 있다. 신기시장에서 버스 내려서 진흥요업 지나서 집을 가다보면
다 논이었다. 걷다보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개굴개굴 요란하였고 남자애들이 돌을 던지면 개구리 울음소리는
조용해졌다. 신기시장에서 통학하기 위해 버스타려면 신기시장 언덕 위까지 줄을 길게 서야했다.
그때는 버스도 40분 간격으로 다녔던 것 같다. 그래서 통학하는 시간대에 못타면 발을 동동거리며 지각할까
불안해했었다.
학교를 졸업 한 후 취업준비를 할 적에, 진흥요업에서 디자이너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디자이너로
취직하려고 회사에 방문했었다. 자리가 없다고 그냥 돌려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관
계자분께서 “다 충원됐다!” 며 서울 이태원에 신일전기회사에서 올 해 처음 도자기사업을 시작했다면서
거기 가보라고 전화번호까지 가르쳐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진흥요업사원이 참 친절한 사람이란
기억이 아직도 있다. 몇 년 후 결혼할 때 예물로 그릇이 맘에 들어 선택했는데, 뒤를 보니 신일도자기였다.
“LEEHAUS" 란 이름으로 디자인이 획기적이고 오래 써도 모양과 다지안이 그대로 유지되어서 지금도 쓰고
있다. 지금 봐도 시대에 밀리지 않는다. 내 생각인데, 신일에서 처음 생산하는거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엄청 신경 쓴 것이 느껴졌다. 신일도자기는 아직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진흥요업은 자료도 없고 기억에 남는 제품?들도 없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나에게는 친절이 넘치는 곳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이 글을 통해서 진흥요업의 이야기가
기록되면 좋겠다.
@한선화
댓글목록
ㅎㅎ! 혹시bus기다리다 문학산쪽으로 날라간건 아니신지??연약하신 판그림계의 선배님!아니지..예술이 밥묵어주나?는 피꿇는 동기(同期)!작년에는 잼나게 보냈네요!올해도 멋진 옛추억 알려주시고...항상 건강하시고 금년에도 울 고장의 멋진 판그림 활동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