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의 역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공연이 있다?
시민극단 낭독공연으로 시작된 \'미추홀 운전사\'
곽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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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2 23:12:58
지난 달 말, 8월 31일 토요일 오후 4시.
학산문화원 4층에 있는 '학산소극장'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추홀운전사'가 시민극단 낭독공연으로 막을 열었다는 것입니다.
'학산 시민극단'은 미추홀구의 지역, 환경, 생활문화 등과 관련한 이슈를 연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림으로써, 세대별 소통 및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민 주체의 극단이라고 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미추홀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러 가실까요~?
공연 시작 전 바라본 무대의 모습은 약간은 낯선 느낌이었습니다.
보통 공연은 무대에 의자가 이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의자들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오늘의 공연은 '낭독공연'이기 때문입니다.
낭독공연은, 배우들이 대본 혹은 책을 들고 이야기 하는 느낌의 공연을 이야기합니다.
나레이션과 배경음악, 그리고 무대 챕터 별로 구성된 대본을 낭독하듯 이야기하고 연기하는 것입니다.
낭독공연으로 문을 연 <미추홀 운전사>는 총 4개의 큰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① 쓰레기 문전수거] , [② 신기시장 사람들] , [③ 옛것을 지키는 양조장 사장님] , [④ 나는야 미추홀 택시운전사]
이렇게 4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진 공연은 시민배우들의 낭독으로 채워졌고,
그와 함께 극장을 채운 관객들과의 소통·참여로 장식되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3번째인 '옛것을 지키는 양조장 사장님'이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30년 전 와룡양조장을 지켰던 사장님께서 현재까지 자신의 방법을 고집하며 음식점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를 팔고 계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인천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 좋아할 에피소드라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실제 '와룡양조장'은 인천 미추홀구 제물포역 앞 쪽에 있었던 양조장이기 때문입니다.
양조장은 막걸리를 제조하던 곳인데, 지금처럼 '소성주'로 통일되기 전 인천의 막걸리 양조장들은 각자 사장의 손맛에 따라 막걸리의 맛과 향이 다 달랐다고 합니다.
극 중에서는 대기업 공장 막걸리에 맞서기 위해 각 양조장 사장님들은 통합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막걸리 맛을 위해 통합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투표를 위해 각자의 막걸리를 시민들에게 선보이며 투표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대망의 하나의 막걸리 맛을 가리기 위해 하는 투표!에서 실제로 배우분들이 음료와 막걸리, 안주를 날라서 관객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목이 마르던 참에 받은 음료수는 더욱 맛이 좋았습니다. 함께 주신 오징어포도 맛있게 먹으며 연극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약 한시간 정도 동안 열심히 무대를 채운 미추홀 운전사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나는야 미추홀 택시운전사'로 장식되었습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미추홀 택시운전사'에서는 더욱 많은 인천 미추홀구 구석구석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수봉 놀이공원', '석바위공원', '승기천' 등 지금은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인천 토박이들이라면 반가워할 많은 미추홀구의 사라진 장소들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무대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택시를 잡던 할머니 배우님의 춤은 많은 관객분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제는 사라져 없어진 미추홀구 구석구석을 누비며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잔잔한 무대!
아마 몰랐던 인천의 역사와 감동까지 함께 전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쉽게도 낭독공연 <미추홀운전사>는 끝났지만, 앞으로 두 번 더 공연이 남았다는 사실!
많은 분들께서 찾아가셔서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월 2일 토요일 오후 4시 <미추홀운전사>
11월 30일 토요일 오후4시 <미추홀운전사>
앞으로 2번 더 남은 공연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미추홀학산문화원 공연 서포터즈 1기 곽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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