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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각로 행복도서관

bongyeong2100 0 4930 2014-08-01 05:48:43

강렬한 햇빛 대신 물기를 담은, 그래서 잔뜩 습한 바람이 부는 7월 22일 화요일 오후 1시 30분,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우각로 행복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천천히 걸어 들어오시는 어르신들은 동네 소식부터 풀어놓으십니다. 그러자 어느새 이곳은 동네 사랑방이 되었네요. 민요를 지도를 하시는 조성돈 선생님의 “잘 지내셨어요?”라는 우렁찬 인사말을 시작으로 노래 수업은 시작 되었습니다.
시원한 복숭아 주스를 노래하는 중간 중간 마시면서도, 노래가사를 틀리셔도, 노래가 어렵다하시면서도 지도 선생님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갓 학교에 입학한 초등학생의 모습처럼 귀엽습니다

 

오늘은 조성돈 선생님께서 새로운 민요를 준비해 오셨답니다. ‘둥당이 타령’인데요, 가사를 한줄 읽어주면서 가사 속에 있는 의미를 전달해주셨습니다.
처음 노래를 불러보신 어르신들은 익숙치 않은 장단에 어렵다하시고 재미가 없다는 말씀도 하시면서 배운 민요를 하자 하시네요. 이미 불러본 익숙한 노래가 더 신이나나 봅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한 번 더!'하시면 모두 한마음으로 합창을 하셨답니다.

 

지난 시간 배운 익숙한 노래를 복습하고 난 후 전 시간에 내준 숙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살면서 기억나는 즐거운 일이나 힘들었던 이야기를 한 가지씩 준비해오는 숙제였는데 오늘은 첫사랑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열아홉 어린 나이에 사랑을 하게된 정영자 할머니의 첫사랑은 홀어머니을 모시고 사는 의사 청년이었답니다. 당시 엄하신 아버님께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산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셨대요. 다른 집에 시집을 보내려는 아버지를 피해 형부가 살고 있는 남해로 도망을 갔고 그 곳에서 할머니는 첫사랑을 가슴에 뭍고 형부가 소개해준 군인과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금 할머니는 5년전 첫사랑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군요. 가끔 만나 밥도 먹고 산책도 하면서 죽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설레임은 나이와 상관 없나 봅니다. 지나간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할머님의 표정에 진한 아쉬움과 가슴 저림이 느껴집니다. 결혼을 반대하시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할머니에게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살게 했어야 하는데 하시며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하시네요.
열심히 연습해서 미디어 축제때 공연을 할것이라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다른 동네 주민들도 공연을 할것이라는 말씀에 할머님들의 승부욕은 발동이 되었고 노래소리가 커지면서 힘차졌답니다.  

 

열심히 연습해서 미디어 축제때 공연을 할것이라는 선생님의 이야기와 다른 동네 주민들도 공연을 할것이라는 말씀에 할머님들의 승부욕은 발동이 되었고 노래소리가 커지면서 힘차졌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첫사랑 이야기를 뒤로하고 행복 도서관에서는 다시 한 번 한 차레 민요가 울려 퍼진 후 수업이 마무리 되었고 할머님들은 사이좋게 집으로 돌아가셨답니다.

 

                                                                                                                                                        시민기자  김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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