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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8동 이랑도서관

bongyeong2100 0 5002 2014-08-01 09:27:49

7월25일, 금요일 이랑도서관

오후가 되자 날씨는 더욱 습해졌습니다. 말도하기 싫은데 행여 누가 말이라도 시키면 어쩌지라는 짜증이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불쾌지수가 상당한 날입니다. 이 날씨에 과연 몸짓을 배우려는 분들이 몇 분이나 올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이랑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정해진 수업시간이 되고 어머님 한분이 들어오시더니 나의 예감을 비웃기라도 한 듯 전 시간보다 더 많은 어머님들은 몸짓을 배우기 위해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모여들었습니다. 평균나이 50대인 이분들의 열정을 누가 막을까요?
여느 때처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고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을 늘려주므로해서 몸짓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전 시간에 배운 기본 스텝을 다시 무한 반복 하고, 반복을 하는 동안 어느덧 하나하나의 동작이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알고 반응을 하는 모습이 제법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이것이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고 이 즐거움이 수업에 빠지지 않고 나올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훌륭한 출석률을 보여주는 60대 어머님께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물었더니 “내 몸을 통해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고 너무 재밌어, 어릴 때 특별시간에 잠깐 배웠던 무용 수업시간도 생각도 나고”라며 수줍어하는 모습이 소녀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새로이 배우는 동작들도 금방 습득 하시고 아직 헛갈려하는 다른 분들에게 가르쳐 주시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박혜경 선생님께서 작품의 첫 시작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신기시장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번 작품은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우리 마을 이야기를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인데요, 수업 시간 짬짬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오시더니 작품 구성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듯합니다.

오늘 배운 작품의 첫 동작은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몸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오늘이 지나고 다음 시간, 또 다음 시간 계속적인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새 익숙해 질 거라 생각됩니다. 다음에는 작품 음악에 맞춰 동작을 해봤는데요, 처음 듣는 음악이 익숙지 않아 박자와 동작이 따로 노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비슷한 음절로 ‘둥, 둥, 둥’이어지는 음악에 어머님들은 음악이 귀에 들리지 않아 언제 움직여야하는지 헛갈리다 며 어려움을 토로 하셨죠. 선생님은 자주 듣고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악도 들리고 박자도 맞출 수 있다며 걱정하는 어머님들을 안심시키고 잠시 쉬는 시간에 반복해서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주안 8동 이랑도서관에서 만들어지는 창작 무용의 작품이 어떤 이야기로, 어떤 몸짓으로 만들어져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과정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몸짓의 결과물이 나오겠지요. 선생님과 어머님들이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 우리들 이야기가 있듯이 말이죠. 

 

                                                                                                                                                         시민기자  김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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