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여성이야기
7월 31일 목요일 숭의2동사무소 다문화이야기
여러 나라에서 온 엄마들이 모여 연극을 배우기로하고 시작한 공식적인 네 번째 수업 날입니다. 연극에 참여하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은 굴뚝입니다. 그러나 아직 어떤 수업도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아직 어린 아가들 돌봄이 문제가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첫돌이 안 된 아가부터 3살 정도 밖에 안 된 아가들은 잘 놀다가도 앞에 보이는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 옆에 있으려고 하고, 또한 엄마들은 울고 보채는 아이를 뒤로 한 채 연습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학산 마당극제 마을마당 예술동아리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만들어내는 마을 축제입니다. 스스로 아이들을 맡기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네요. 물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엄마도 있지만 그렇치 못한 분들이 더 많으니 문제가 되는 거겠지요.
그래서 학산 문화원 식구들과 숭의2동 통장님, 주민 센터 직원 모두 아이디어를 열심히 내고 있답니다. 아이들을 사고 없이 보살피면서 짧은 시간 안에 엄마들이 집중하며 연습할 수 있는 길을 열심히 찾고 있지요. 여러 가지 의견 중에 연습할 공간을 다른 곳에 하나 더 마련하고 현재 연습하는 공간에서 아가 엄마들이 돌아가며 아이들을 돌보는 의견으로 모아졌습니다. 우선은 통장님께서 다른 공간에 대해 알아보신다고 하시고 돌아가셨으니 좋은 소식 기다려 볼까요?
자, 이젠 어느 정도 해결점이 보이는 거 같으니 오늘 오신 엄마들을 그냥 돌려보낼 순 없겠지요? 아이들은 문화원 식구들과 오늘 처음 수업에 참여하는 스엉씨의 남편분이 돌보기로 하구요, 이젠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으로 고고씽~~
우선 몸을 쓰는 연극이니 만큼 몸부터 풀어야 겠지요. 허리를 돌리고, 팔을 쭉 펴고 늘리고, 둘러 앉아 가슴 닺기를 하며 내 발가락을 잡아보고, 언제 내 몸이 이렇게 굳어졌는지……. 나오는 건 웃음뿐입니다.
오늘은 상황을 상상하고 몸으로 표현하며 걷는 상상 걷기, 감정을 표현하며 걷는 감정 걷기를 해보았습니다. 한국말이 서툰 엄마들이 선생님의 요구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으면 선생님은 쉬운 말로 천천히 다시 설명을 해줍니다. 엄마들은 서로 자국말로 설명을 해주면서 행동으로 바로 옮기죠. 쑥스러워 나오는 건 웃음뿐이지만 ‘너무 재밌다’를 연신 외쳐대는 엄마들이 무척 귀엽습니다.
어색하고 쑥스러움에 내가 너무 웃기고, 옆 친구가 웃기고, 그러다 깔깔 한바탕 웃고, 엄마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아가들도 웃는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답니다. 다음 시간에는 좀 더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오늘보다 더 알찬 수업이 진행되길 기대해 봅니다.
시민기자 김본경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