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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주안3동)

bongyeong2100 0 4401 2014-10-30 13:43:12

20140827_160459기흥 주택에 일어난 사건, 기적
 

주안3동에 위치한 기흥주택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혼자이다. 주로 계단 입구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르신들의 하루 일과다. 어르신들의 표현으로 대궐 같은 장막이 들어서기 전 그 작은 공간에는 쓰레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주안3동 통장님과 우각로 행복한 제작소 협동조합, 남구문화관련 관계자분들의 도움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천막과 평상을 설치해 대궐 같은 장막이 만들어졌다. 어르신들은 그곳에 텃밭을 만들어 여러 가지 꽃과 박, 수세미등을 심어 열매를 맺으셨고 땅바닥에 앉아 시간을 보내시던 어르신들은 아늑한 사랑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을마당 예술동아리 첫 수업이 2014년 5월 19일 기흥마당 평상에서 시작되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황승미 선생님의 진행으로 노래를 배우고 다양한 만들기 수업이 진행되었다. 연분홍치마, 진도아리랑, 태평가를 배워가며 이제는 불러주는 이 없는 나의 이름을 가사에 넣어 부르면서 나를 찾아보는 시간도 가져보았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나의 이름은 연렬 이라오’ ‘서로서로 도우며 이쁘게 살라고 지으셨지’ ‘이쁘다~ 이쁘고 이쁘고 이쁘다’ ‘잘~생겼다’ ‘잘도 생겼다’
한분씩 돌아가며 본인의 이름을 외치고 이쁘고 이쁘다고 노래하는 어르신들은 매주 자신감을 찾으시는 건지 목소리에 힘이 생겼고 노래 소리도 우렁차졌다. 
만들기 수업을 할 때는 손도 굳고 머리도 굳어 못한다고 노래나 하자고 하셨지만 늘 끝까지 차분하게 만들고 싶은 것을 곧잘 만들어내시는 모습 또한 자신감을 찾은 모습으로 보였다.

꽃무늬 바지와 상의를 통일해 입으시고 연지 곤지를 찍고 머리에는 꽃을 달고 예쁘게 화장도 하고 한분도 빠짐없이 모두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나이 들어 무슨 공연을 하냐고 젊은 사람들 노는데 방해나 된다며 한사코 안하신다던 어르신들은 공연을 마친 후 젊은이가 된 듯 활기가 넘쳐 보였다. 매일 집에서 울고만 있었다던 경자어르신은 노래도 가르쳐주고 여러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어서 너무 고맙다는 눈물을 보이셨다.
다른 팀의 공연을 끝까지 볼 수 없어 일찍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날 저녁 할머님들은 쉽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해가 지고 깜깜해졌지만 끝났다는 서운함에 어르신들은 평상에 앉아 일어날줄 몰랐다. 항상 함께여서 좋았다는 어르신들, 나이가 들었어도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에 어르신들은 행복했다. 행복함이 자신감으로 자신감이 삶의 활력이 되신 어르신들의 기운이 행복한 주안3동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수업이 시작되고 마무리되면서 여러 가지 일도 있었고 말도 많았다. 황승미 선생님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고, 동네에서 시끄럽다는 말도 듣고 돈 낭비 시간낭비라는 소리도 들었다. 7,80대 어르신들이 뭘 할 수 있겠냐며 쓸데없는 짓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무대에서한 분씩 이름을 불러가던 어르신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다. 나이 들면서 소외되고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을 슬퍼할 겨를이 없다. 기흥주택 어르신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의심과 무관심이 관심과 믿음으로 바뀌면서 기적이 일어났다. 앞으로 대궐 같은 장막에 전등이 설치될 계획이며 어르신들에게 작은 소일거리를 제공해주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기흥주택에 있는 사랑방, 대궐 같은 장막은 축제의 시작이다.
                                                                  

                                                                                                                                                     김본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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