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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숭의 1,3동)

bongyeong2100 0 4380 2014-10-30 13: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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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각로 행복 도서관 꽃, 어르신들

2014년 6월 3일 우각로 행복 도서관에 숭의동 109번지 어르신들이 모두 모였다. 적게는 60대, 많게는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은 조성돈 선생님과 함께 민요를 배우기로 했다. 첫 모임이 있던 날, 어색한 첫 만남을 어머님 같은 마음으로 편안함으로 만들어주신 어르신들은 매주 화요일 한시 삼심분이면 점심식사를 하시고 우각로 행복도서관으로 향한다.
어르신들이 모이시면 숭의동 109번지 소식을 금세 알 수 있다. 누구집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잔치가 있었다는 이야기, 누구누구가 다쳤다는 이야기 등 수업 시작하기전 서로 알고 있는 소식들을 전하느라 바쁘다.

‘둥당이타령’, ‘사랑가’, ‘태평가’, ‘진도 아리랑’, ‘돈타령’등의 민요를 배우고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가 있는 마당극을 만들어갈 계획으로 조성돈 선생님은 민요를 배우는 중간 짬짬이 어르신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세월 어르신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과거 우각로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여기서 자란 어르신께서 1.4후퇴 이야기, 인천상륙작전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한 과거 하꼬방 촌이었던 우각로에 세 개의 우물이 있었는데 그 우물에 사람이 빠져 죽은 이야기도 있었고 빠진 친구를 구해준 이야기도 있었다.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한 이야기.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들이 먹을 것을 다 뺏어 갔다는 이야기등 보따리 속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쏟아져 나왔다.

수업이 진행 되는 동안 어르신들의 출석률은 그리 좋지 못했다. 아들, 손녀가 와서 빠지시고 몸이 아프셔서 병원에 다니느라 빠지시고, 개인적인 볼일이 있어서 빠지시고···, 나오기와 빠지기를 돌아가면서 반복했다. 물론 한 번도 결석 없이 수업에 참여하신 어르신들도 있었지만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은 반복적인 노래연습에도 불구하고 가사 외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선생님은 민요와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상황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시던 중 박말순 할머니께서 ‘비 내리는 영동교’ 가사를 개사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젊었을 때는 아이들 키우고 사는데 열심이었고, 이젠 기억력도 없어지고 나이 들어 자식들 눈치 보고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소외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였다. 익숙한 멜로디에 어르신들 모두가 공감 가는 가사여서 그런지 금세 가사를 외웠고 공연때 부를 노래가 수정 되었다.

9월 27일 마당극 첫날 분홍색 티셔츠를 통일해 입으신 어르신들은 아홉 번째 순서에 노래를 불렀다. 한손에는 가사가 적힌 파일을 들고 모두 한 줄로 서서 연습때 보다 더 힘 있게. 더 신나게 불렀다. 중간에 가사가 틀리고 박자가 안 맞아 살짝 돌림노래가 되었지만 무대에서 즐기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보는 관객들도 덩달아 즐거운 무대였다.
어르신들은 “인자 없지? 이런 기회?”하고 물으신다. 마무리 된 노래 수업이 아쉽다. 여러 가지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지만 처음 계획했던 역사가 있는 숭의동 109번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당극을 만들면서 2014년 마당극놀래 첫 수업에 대한 아쉬움을 채우는 것도 좋을 듯싶다.

                                                                     

                                                                                                                                                     김본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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