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치, 문화의 주체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바라보며
문화자치, 문화의 주체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바라보며..
6월 25일 비오는 목요일, 영화 공간 주안을 찾았습니다.
하품학교 영화 상영회가 있는 날 이였는데요.
조금은 궃은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화자치활동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가졌습니다.
6월호 학산문화예술TV에서는 영화로 문화자치활동사업에 대해
앞으로의 계획과 전반적인 소개를 다뤘는데요.
이번호에는 문화자치활동을 진행하면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듣기 위해 인천문화재단 허은광님,
학산문화원 담당자 양지원님, 하품학교 교장선생님 민후남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 interview *
<인천문화재단 허은광님>
Q. 주민들이 영화를 통한 문화자치 활동을 진행함에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영화라는 것은 여느 예술장르와는 달리 누구나 다 다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이 스스로 이런 영화를 통해서
자발적인 활동을 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유용한 매체인 것 같아요.
주민들이 영화를 단순히 보고 즐기는 두 시간 정도의 관람 시간 이외에
영화를 통해서 우리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생각이 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영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다른 예술장르보다 문턱이 낮아 편하게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를 기대를 해봅니다.
Q. 비전문가들이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자치 활동을 진행하면서
발생되어질 불안요소가 있다면 무엇이고,
그 부분을 어떠한 형식으로 보안할 수 있을까요?
- 이런 활동이 선생님과 학생의 구조로 있으면 안될 것 같아요.
하품학교도 전문 영화해설가가 앞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지만
여느 강의와 달리 일방적으로 강의를 하고 학습을 하는 체계가 아니라
하품학교 회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영화와 상황에 맞게끔 잘 찾아내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 부분은 영화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지만 상황에 대한 순발력도 필요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경험과 준비들이 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그걸 함께하는 주민들이 내 상황, 경제적 혹은 주거적인 상황이나
혹은 가족의 이야기들을 영화가 끝나고 함께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그분들의 삶과 연관 지어서 끌어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 있어서 한편으론 비전문가가 장점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자칫 그러지 못하고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역할을 한다면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은 문화자치를 추구하는 방향하고도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통해서 우리들의, 나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도우미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전문가로서 가장 큰 장점은 상대방 즉 관객의 삶들이 내 삶속에서도
갖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이해하고 소통하기 쉬울 것 같아요.
어려운 부분은 그것을 영화와 연결지어서 이야기가 진행되게끔 만드는
경험들 학습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활동을 성공시킬 수 있는 키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Q. 말씀 하신데로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이런 활동이 진행되면서 이분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이야기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남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영화라는 매체에 관한 정보들을 가지고 있으면 물론 좋지만,
일반 주민들이 그 정보를 따라가기에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전문적으로 활동하시는 영화강사나 전문가들을 롤 모델로 가져가기 보다는
영화를 내 삶과 연결시켜서 풀어내는 것. 저는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대단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어가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중요한 핵심이자 경쟁력이 아닐까요.
전문가들을 따라가려고 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도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밖에 할 수 없는 장점을 살려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Q. 그동안 시행되어왔던 문화자치활동 중 모범이 될 만한 사례가 있었다면
어떠한 프로그램 이였고, 모범이 된 이유는 무엇 이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인천문화재단에서 준비하고 시행하고 있는 ‘인천왈츠’라는 사업이 있는데
주민들이 하나의 뮤지컬을 만들어 보는 거에요.
그쪽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모집 해서
실제로 그 분들이 창작을 하고 배우를 하고 작품을 만드는 거죠.
물론 전체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만 스스로들 노력해서 만들어 내죠.
3년 정도 진행했는데 그걸 했던 분들의 경험을 들어보면
큰 삶의 활력소, 삶을 다르게 바라보는 큰 계기가 됐다고 말씀하십니다.
영화자치활동 또한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영화를 만들어 봄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가지고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마지막으로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자치라는 용어를 쓰고 있고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건 삶속에 잘 스며들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절대적인 목표치를 두고 그걸 위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상자, 진행하시는 분들이 내 삶속에서 의미를 찾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숙제를 해야 하는 것처럼 하게 된다면 잘 되지 않을 거에요.
주민들의 욕구와 욕망들을 잘 찾아내고 좋아서 할 수 있는 분위기나
환경들을 만들어야만 지속 가능하다고 봅니다.
주민의 삶속에 스며들 수 있는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양지원 문화원 담당자님>
Q. 2015년 문화자치 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하신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어떠한 방식으로 문화자치활동이 발전되길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2015년의 문화원의 영화를 통한 문화자치사업들은
서로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 보다 큰 그림을 그려가려 합니다.
누구나 문화자치로 한 발 나아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주민이 ‘주민활동가’ 로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 순환구조를 만들어 활동을 확장해 가려고 합니다.
기존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하품지기(하품학교를 운영하는 주민활동가)’가 무엇이냐,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으면서 주민활동가에 대한
의미 전달이나 역할부여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영화감상동아리가 운영이 되어 영화를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활동에 익숙해지는 과정으로
자연스레 활동가의 역할을 가지고 하품학교를 찾아 주민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문화를 자치적으로 소비합니다.
또한 특강으로서 전문가와 함께 우리의 역할을 고민하고
더 깊이 배워보는 시간을 가지며 나아가 영화감상프로그램을 마을 속으로 확장하여
어르신주민활동가의 활동으로 좀 더 많은 주민들을 만나갑니다.
남구학산문화원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데 있어 주체적인 소비와 함께
나아가 생산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들어 지역문화의 주체가
주민이 되는 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영화를 통한 다양한 문화자치 활동을 위한 사업들도
누구나 접하기 쉬운 매체인 ‘영화’를 통하여 누구나 참여하여 감상할 뿐만 아니라
나의 감상을 내가 적극적으로 말하는 문화자발성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소담하게 모여 영화이야기 나누는 활동부터 시작해
영화로서 주민들과 모이고, 그리고 마을 속으로 들어가
영화로 주민들의 삶을 나누는 활동의 흐름이 이루어져
문화를 주체적으로 향유하는 문화시민으로 활동하시기를 기대합니다.
크게는 남구 곳곳에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영화사랑방의 꽃이 피워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품학교 민후남 교장선생님>
Q. 문화자치 활동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부족했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부분(교육, 시스템 등)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고요,
문화자치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계획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문화자치활동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영상 하나만을 만들게 되더라도 글쓰기, 미술, 음악, 촬영 등
여러 가지가 녹여 나와서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보는데요.
우리 삶 자체가 영화 아닌가요. 판만 잘 깔아주고 들어주는 슬로우 모션으로
우리들의 어느 한 곳을 툭 찔러주기만 해주셔도 좋을 듯합니다.
문화자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12년째 접어들었는데요.
영화를 좋아해서 뒤통수만 보면서 영화를 봤는데,
영상을 만들게 되면서는 나 혼자만 즐기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박스도 이유 있는 눈으로 보게 되고
그 박스를 줍는 할머니의 사연도 궁금해지고 그렇게 되면서
그냥 살던 마을이 애착이 심해지며 모든 사물들조차 새롭게 보여지고요.
사각의 렌즈로 보는 세상은 진실을 말하게 되고
여과 없이 보여드리고 싶어집니다.
작은 소망 하나는 제 삶의 터닝 포인트를 제공해주신 내 젊은 날의 초상인
학산 문화원이 마을입구의 당상나무처럼 남아
담쟁이 넝쿨 뒤덮여 넝쿨을 쓱 걷어 올리며 문 열고 들어서고 싶네요.
손녀 손 잡고..
문화는 머무는 게 아니고 쏘다니는 거라고 봅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이 들에게 기억속에도시로 남길 소망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관계자 분들의 문화자치에 대한 생각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각각의 생각은 조금씩 다르지만,
무엇보다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는건, ‘자치’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입니다.
주민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삶의 가까운 곳으로 끌어 옴으로써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지요.
가깝게는 인천 남구 주민 분들 멀게는 모든 주민 분들이 함께
주체가가 되어 문화시민이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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