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7 학산마당극놀래-시민창작예술제 심사평
-학산마당극놀래2017 심사평 (정재우)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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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9:41:48
2017 학산마당극놀래-시민창작예술제 심사평
정재우(심사위원)
인천광역시 남구에서 개최된 시민창작예술제는 마당극, 연극, 풍물극, 노래극, 이미지극, 난타극 등 다양한 마당공연을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출연하여 만든 주민 축제의 장입니다. 이런 축제의 장에 심사의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습니다. 심사 기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기준은 작품의 완성도와 창의성이 입니다. 다음으로 지역 및 공동체의 목소리를 구현하고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만드는 구성원의 참여도와 관객과 공감하는 정도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평가의 대상이 되었던 공연들을 순서대로 평가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공연은 숭의2동 동아리인 ‘코스모스 핀 장사래’에서 준비한 <우리 동네 좋을씨구>입니다. 이 동아리는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있어 병원을 소재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만병통치병원에 내원하는 여러 어르신들의 병을 재미있게 치료하는 방법이 공연을 하는 연기자나 보는 관객들 모두를 즐겁게 했습니다.
주안2동 동아리 ‘이쁜여우들’은 지역의 문제를 다룬 <횡단보도>를 선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횡단보도가 새롭게 놓여 삶이 편안해진 주민과 더 불편해진 주민의 갈등을 다양한 대상과 소품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용현1,4동의 ‘한결’ 동아리는 <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란 작품으로 참가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문제와 꽃으로 동네를 꾸미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풍물로 시작해서 본 이야기로 넘어가고 다시 풍물로 끝을 맺는 구조적 완결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또한 꽃으로 동네를 아름답게 꾸민다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주안3동 ‘올드맘클럽’은 할머니들이 아이들의 의상을 입고 아이들의 공부와 노는 문제를 재미있게 묘사한 <생각이 달라도 우리는 하나>라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많이 걱정하지만, 할머니는 또 다른 시선으로 아이들의 삶을 관찰한다는 것이 독특했습니다.
주안6동의 ‘늴리리아’는 50대 주부들의 삶을 상징적인 무대와 진솔한 고백으로 이루어진 <산다는 것>을 음악극 형식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의자를 덮고 있던 분홍색천은 상징적이었으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었던 이야기는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작품의 완성도도 뛰어났습니다.
숭의1,3동에서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로 구성된 ‘기차길 옆 난타팀’은 여러 곳에서 이주해온 할머니들이 인천에서 살아왔던 <나의 인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식판, 냄비, 바가지 등으로 구성된 의상은 관객들을 유쾌하게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형상화해 낸 그들의 삶은 감동이었습니다.
도화1동 ‘등불’ 동아리는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놀고 떠들고 신나고>라는 작품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린 시절의 고무줄놀이, 제기차기하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특히 관객들에게 선물을 주셨던 것은 마을 축제의 의미를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학익2동에 거주하는 어머니와 자녀들로 구성된 ‘풀꽃’ 동아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이미지극으로 이 축제에 참여하였습니다. 사계절의 특징을 적절한 음악과 음향 그리고 몸동작 이미지로 잘 표현했습니다. 어머니와 자녀들이 함께 만들어서 그 의미가 배가 되었습니다.
‘어수선’ 동아리는 도화2,3동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도화결의>는 마을 축제를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연령별 갈등과 해결을 짜임새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춤과 노래가 적절하게 곁들여져 보는 관객들이 흥겹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주안1동에 살고 있는 ‘일동희망’ 동아리는 <전국노래자랑 주안1동편>으로 주민들의 노래 실력을 뽐냈습니다. 특히 공연 초반 스태프와 손발이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열정적으로 공연에 임하는 자세가 보기 좋았습니다.
숭의4동 ‘고집불통 락울림’ 동아리는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난타극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이동을 한다는 컨셉이 신선했고, 그 방식을 효과음으로 표현한 것이 좋았습니다. 이같은 난타 공연은 관객들을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낙섬 마을연극 토지락’ 동아리는 지역의 문제를 <맹이야 꽁이야>라는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남성과 여성 참가자가 적절히 안배되었고, 또한 자연스럽게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는 내공도 보여주었습니다. 지역의 문제를 우화적으로 풀어내는 독창성까지 갖추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익1동의 ‘학나래두드림’은 <크게 숨쉬기II>라는 난타극으로 관객들을 열광하게 하였습니다. 형광색 의상을 비롯한 다양한 소품을 꼼꼼히 준비했고, 유해물질로 인해 세상이 오염되었다가 다시 깨끗해진다는 과정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동아리 구성원들의 신명나는 난타 공연은 관객들을 흥분시켜 열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주민이 직접 만든 이 축제의 장에, 평가는 사실 무의미합니다. 함께 모여 준비했던 것을 나누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축제 자체가 멋있습니다. 상도 대상, 금상, 은상 등과 같은 등급을 점하기 보다는 작품상, 마당상, 공동창작상, 놀래상, 두레상, 또 다른 시작상 등 함께한 사람을 모두 존중해주는 느낌이 들게 한 것도 훌륭했습니다. 다만 하루에 20편이 공연되다보니, 다소 지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주민들의 문화 활동이 더 밝고 신나게 주민들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벌써 2018년 학산마당극놀래가 기다려집니다. 정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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