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동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미추홀학산문화원, 재개발 주안3동서 주민참여 아카이브 프로젝트
송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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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2 15:11:12
아카이브(기록 보관)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주안3동 재개발예정지를 답사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재개발로 사라지는 동네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에 참여한다.
인천 미추홀학산문화원은 5월 20일부터 6월 3일까지 ‘동네, 살아지다’를 주제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미추홀구 주안3동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아카이브(기록 보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주안3동 1577일대 9만2천561㎡(2만8천여평)는 재개발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2,054세대의 대단위 아파트로 조성된다. 6월 철거를 앞두고 있는 이 곳은 전체 1,500세대가 대부분 떠나고 현재 30세대 가량이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마을주민 15명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들은 이영욱 사진작가의 지도로 휴대폰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재개발 예정지의 주택과 건물 간판, 골목, 슈퍼마켓 등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프로젝트 첫날인 20일에는 미추홀학산문화원에서 오전 10시부터 이론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현장 답사를 했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은 아카이브 프로젝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0일 오전 이론수업을 열었다.
답사는 미추홀소방서를 시작으로 주안3동행정복지센터를 지나, 미추홀공원까지 1시간 여동안 진행됐다.
동네는 삶의 기억이 있는 장소다. 이영욱 작가 역시 용현2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흔적이 사라지는 동네를 사진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영욱 작가는 “사라지기 전에 사진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은 그것이 부재했을 때 존재가치를 드러내기 위해서다”라며 “사라지는 동네의 공동체 흔적을 관찰하고 비교할 분석 자료를 중립적인 시선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현자씨는 이주가 시작되면서 38년 동안 살았던 주안3동을 떠나 지난 3월에 주안8동으로 이주했다.
김씨는 주안3동을 ‘평상에 모여 노래도 부르고, 전을 부쳐 먹던 인심 좋은 동네’이고 ‘집집마다 꽃과 나무가 우거진 정겨운 주택이 많았던 곳’으로 추억한다.
김씨는 “큰 아들 세 살 때 이사를 왔는데 아들이 이제 40이 넘었다”며 “어디 가서 그런 좋은 이웃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겠는가”고 아쉬워했다.
한선화씨는 “어린 시절 친구를 따라 이 동네에 놀러오면 집집마다 마당에 감나무가 있던 기억이 있다”며 “사라지기 전에 지금 남아있는 것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진 수업은 판화작업으로 이어진다. 주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공동 창작 판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사진으로 기록할 뿐만 아니라 상상을 덧입혀 시각예술로 표현하는 작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은 이번 주민참여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사진 작품들을 주안3동 골목에서 전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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