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민들이 만들어 가는 <시민극단>
속마음이 등장하는 즉흥극과 마임
이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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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1 13:13:56
7월 10일, <시민극단>은 즉흥극을 했습니다.
단순한 즉흥극이라면, 학산 시민극단이 아니겠죠.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자 요소를 더한 즉흥극을 했습니다. 그림자 요소? 다소 생소하실 것 같은데요, 무대 위에 등장인물(사람) 외에 다른 한 인물이 함께 따라 다니는 것입니다.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친구인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자아는데요.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이중성을 보여줄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집 앞에 "쓰레기"가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매우 불쾌하고 짜증이 나서, 속에서 '옆집에 화를 내!'라고 속삭이겠죠.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체면이 있기에 웃으면서 옆집에 똑똑 노크를 합니다. "혹시 저희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셨나요?" 참으로 웃기죠. 이 내용은 시민극단 즉흥극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앞뒤로 등을 마주 대고 앉아 시작합니다. 앞에 앉은 사람은 그림자, 뒤에 앉은 사람은 등장인물입니다.
등장인물이 쓰레기를 보고 옆집에 살짝 투기도 하고, 또 다른 등장인물은 남몰라 하기도 하죠. 그런데 너무나도 재미있는 건 속마음이 하는 이야기 입니다. 때로는 악마처럼, 때로는 천사처럼 속닥댑니다. 하지만 속마음과 다르게 이야기하고 행동합니다. 이게 인간의 본연이니까요! 정말 너무나도 재미있는 즉흥극이었습니다. 더 몰입이 잘된다고 할까요?
또 이번에는 마임을 배웠습니다. 점과 선, 면을 이용해서 마임을 해보았는데요, 마치 미술의 원리와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잡아서 동글동글하게 말아줍니다. 경단모양처럼요. 그 다음에는 길게 늘리고, 뱅글뱅글 돌리기도 합니다. 그럼 선이 생깁니다. 이렇게 만든 선을 또 다시 차곡차곡 접거나 펼치면 면이 되어요. 마임을 막연하게 떠올렸을 때는, 장난스럽고 익살스러운 표정과 행동만 생각났는데! 알고 보니 아니더군요.
그리고 이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음식을 만들고, 옛날 물건을 표현해봤어요. 사실 마임은 만드는 과정보다는 사용하거나 활용된 모습을 표현했을 때, 확 와닿는 것입니다. 볼펜을 만들었는데, 쓰는 동작이 없으면 사람들은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없죠. 그래서 꼭꼭 Acting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각각 맷돌, 키, 수제비, 귤 등을 상상해서 표현헀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맞출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이게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맞출려고 하더라고요. 굳이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로운 수업이었지만요!
사실 <시민극단>에게 두 시간은 너무 짧습니다. 특히나 오늘처럼 마임도 배우고, 새로운 연극적 요소도 더해 활용하면, 시간이 후딱 가죠! 다음 시간에는 어떤 내용이 담긴 수업일 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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